가족상담: 배우자의 경제적 사기 및 착취로 인한 이혼 청구

필자는 가정법원에서 재판이혼의 전치주의로서 이혼 당사자의 가사조정을 하고 있다. 사례 중 안타깝고, 전형적인 사례가 ‘배우자(남편)의 경제적 회유 및 사기’로 인한 (부인의) 이혼 청구 소송’ 케이스가 많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그런 중 매스컴에서 정가은 양의 파경 원인을 보니, 필자가 다룬 이혼 케이스와 매우 흡사한, 아니 판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부인이 남편의 재산을 빼돌리는 경우도 없지 않겠지만, 남편이 부인의 재산으로 사업, 외도, 그리고 폭력을 행사하는 이유로 부인이 이혼을 청구하는 경우를 더 많이 접하였다(변화순, 가족정책으로 바라본 남자 여자 이야기, 교육과학사, 2010). 그러면서 상대방에게 재산을 빼앗기는 경우가 한 두번이면 모를까, 어째서 10년 이상을 당하고 살까? 라는 의문이 들어 원고와 피고의 심리적 형태를 심도있게 분석해 본다. 이혼의 사례를 종합해보면, 일단 결혼 전에는 남편은 매우 경제력이 있는 것처럼 행세를 한다. 그리고 부인에게 매우 잘 한다. 여성의 경우, 남자가 잘해주고, 경제력도 있어보이니 결혼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남편은 “당신 없이는 못살겠으니, 빨리 결혼을 하자”고 서두른다. 일단 결혼 후 사업에 필요하니 약간의 돈을 빌려 달라고 한다. 처음에 남편의 사업이 잘 안되다니 걱정이 되어 있는 돈을 빌려준다. 남자는 경제력이 없는 사람을 배우자로 선택하지는 않는다. 사업에 바쁘다는 핑계로 빈번히 외박을 빈번히 하다가 급기야는 가출, 외도 등등으로 발전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빌린 돈, 외박, 외도 등등이 발각이 나지만 그럴싸한 이유를 대면서 위기를 모면한다. 처음에는 남편이 부인에게 잘해주니까, 이러한 행위에 대해 의심을 하지 않고 빌려주다, 돈이 없으면 친구, 친정식구들에게도 빌려서 준다. 예를 들어 돈이 1,000만원 급하게 필요하다, 이 돈이 없으면 부도가 나면 우리집이 망하니 며칠만 빌려달라고 해서 빌린다. 그리고 돈을 안 갚는 것이 아니라 700만원 정도만 갚는다. 나머지는 다음에 돈이 생기면 갚겠다고~하면서… 얼마후 돈이 며칠 후에 돌아올텐데 당장 500만원이 필요하다고 하며 빌려간다. 그러면 남편과 부인의 재정이 혼합되어, 각자의 지갑이 서로 섞이게 되는 전술을 쓴다. 이것은 하나의 전술이다. 빌리는 것도 재주이고, 약간 갚으면서 셈을 흐리는 것도 재주이다. 여기서 어째서 부인은 돈을 빌려주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겠지만,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정도로 남성의 감언이설과 온갖 서비스를 하면서 잘해준다. 남편이 잘해줄 때를 보면, 그의 마음이 진심인 것같고, 또 이 돈을 빌려주지 않아, 그가 내게 구박을 하거나 떠나면 외로와 어쩌나 하는 무서움, 혹은 ‘분리불안’도 있다. 그리고 남편은 일부 액수를 다시 갚는다. 또 빌린다. 또 갚는다. 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가출, 외박, 폭행 등이 동반된다. 그러다 보니 결혼생활 5년이 후딱 지나간다. 부인은 몸과 마음이 피폐해 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가 돈을 갚겠지, 하는 기대가 사그라지지 않아 이혼하고픈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정가은의 경우 결혼 후 1년만에 이혼을 했으니, 그래도 판단은 빨리 하였거나, 아니면 피해액수가 너무 커서 이혼을 빨리 결정했을 수도 있다.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속적으로 결정적인 사건들이 터진다. 예를 들어 차량을 배우자 명의로 구매하고, 할부를 배우자가 지불하도록 하면서, 이를 타인에게 처분한 후 그 돈을 가지고 도주한다. 가출한 후 행방을 감추어 버린다. 정가은의 경우도 자동차 이중 매매 건도 포함되어 있다. 어쩌면 부인의 피골을 빼먹는 소재가 같은지!그래서 이혼을 신청하니, 그 때 조정법정에 나타나 부인에게 용서를 구한다. ‘자신이 돈을 다 가져간 것이 아니라, 700만원도 갚았고, 생활비도 주었지 않았냐?’고 계속 동일한 이야기를 반복 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자르고, 자기 말만 한다. 그러니까, 본인도 할 만큼 했다는 구실을 만들기 위해 빌렸다, 갚았다, 생활비를 (아마도 1~2회) 어느 정도 주었다고 반복한다. 그리고는 ‘한 번만 용서해주면, 열심히 일해서 빚진 돈 다 갚고, 당신과 행복하게 살테니, 제발 이혼 소송을 취하해달라고!!!’ 한 번이 아니라, 벌써 몇 십번째 일텐데, 이혼 소송이 한 번이겠지!조정위원은 자신의 견해를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자가 아니라 조정 대상자의 조건을 최적으로 맞추어 협상을 하도록 하는 자이기에, 나의 속마음을 공공연히 표현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나의 속마음에 반하는 자는 불만이 없을 수 없다. 나는 이혼을 조정하는 과정에 그녀가 남편의 감언이설에 넘어갈까봐 속으로 매우 애가 탓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이혼의 결심을 번복하지 않았다. 그녀는 “사업을 한다고 돈을 빌려간 것은 이해가 되지만, 자동자의 이중 매매는 자신을 속이면서 행동을 한 것이라 용서를 할 수 없다”고 하면서… 그러나 ‘사업을 한다고 돈을 빌려가고, 조금 갚고, 또 다시 빌리는 행위에서, 혼란을 유도하고, 자신의 할 말을 만드는 저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여성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은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잘못을 이해하고, 넘어가고, 용서하고, 다시 그 잘못에 의해 상처를 입고, 그러나 보니 세월이 흐르는 커플의 구조는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이 사건이 최근에 언론에 나타난 연예인의 경우 뿐만이 아니다. 빌린 돈의 액수 및 폭력, 외도의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케이스다. 2019.12.22일자 세계일보에 나온 정가은의 사례를 한번 드려다 보자.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든다.어째서 이런 구조에 들어가는 커플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남편의 어떤 성향과 부인의 어떤 성향이 서로 맞물려 이렇게 되는 것일까?일단 수동적 위치에서 돈을 줄 수 밖에 없는 그녀와 감정적 노력을 통해 어떻게 해서든 그녀의 돈을 착취하려는 남자와 만남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일까?​

커플 내에 존재하는 정신적 요소들을 커플의 섹슈얼리티를 통해 살펴보도록 한다. 프랑스의 커플 정신분석가 스마자는 ‘커플의 섹슈얼리티는 시간 속에서 일련의 형성물을 만들며 다음의 것들을 통합해 나가면서 앙드레 그린이 말하는 ‘에로스의 사슬chaîne érotique’을 구성한다’고 한다.(p. 74)​

쿠르뉘에 따르면 전이는 프로이트가 제시했던 인간관을 보여준다: “실제 삶에서 인간은 직접 화법으로만 말하거나 살지 않는다. 언제나 또 다른 장면, 또 다른 의미, 또 다른 세력, 어긋나있는 시간성, 사후효과, 사람들, 원형적 이미지들, 욕동의 얽힘과 묶기-풀기 및 전이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정신 등이 존재한다[…] 프로이트의 천재성은 현재의 모든 담론이 과거 사람들에게도 말을 건다는 것을 이해했다는 점이다.(J. Cournut, p. 169, 재인용 에릭 스마자, p. 101)​

우리는 커플이 조직되고 기능하는 데서 다양한 양태와 수많은 대상관계를 볼 수 있다. 구조화 기능을 수행하는 안정적 대상관계들이 있는 반면, 커플의 우여곡절은 물론 파트너 각인의 정신적 삶의 상황들에 내재된 가변적 대상관계들도 존재한다.대상관계는 전성기기 대상관계와 성기기 대상관계로 구분되며, 전성기기 대상관계는 구강기적 대상관계와 항문기적 대상관계로 구분된다(에릭 스마자 p. 102). 이것은 커플을 단위로 보는 것이므로 개인의 발달단계를 분석하는 틀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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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적 대상관계는 대상들의 특성이 강박 신경증에서 나타나는 구강기, 항문기 등의 전성기기에 대한 고착과 관련이 있다. 이런 전성기기적 대상관계는 압제적이고 소유욕적 특징을 보인다. 이런 관계에서는 주체가 후일 “의존적 대상관계”라고 불리는 자기애적 대상 욕구를 갖게 되는데, 이는 대상이 “보조 자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자기애적 욕구에 의해서 표현된다. 이것이 상대방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과 더불어 그 상대방이 “숨 막히게 하는 강제성”으로 특징지어진다. 인격의 상당부분이 전성기기에 고착됨으로써 충만하고 정상적인 성기기적 관계나 사람 등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고 주체는 그의 인격의 경계들을 포기하고 타자와의 융합을 꿈꾼다. 전성기기에 고착된 사람들은 사랑을 파괴로 경험하고 주체의 온전성을 위협하는 것으로 사랑을 경험한다. 전성기기적 관계의 딜레마는 다가서는 것도 멀어지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자신의 욕망 대상과 전면적이고도 절대적 친밀을 욕망하면서도 이 동일한 대상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돼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대상과의 융합 욕구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개인성 상실에 대한 공포 또한 존재한다.이러한 딜레마의 궁극적 형태는 전성기기적 개인들이 스스로를 포기하고 그토록 갈망하는 자기애적 대상과의 융합에 따른 위험 앞에서 개체로서 온전성을 위협 받는다고 느낀다. 융합을 원하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파괴되거나 흩어져, 세상과 그 자신 사이에 구분이 없어질까봐 불안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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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자신과 상대방이 어떠한 상황에 있는가를 객관적으로 인지하고, 이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해가는 작업이 바로 ‘커플작업(le travail de couple)’인데, 이것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정신분석적 방법론, “자신이 누구인지 먼저 알아가기”, 에서 출발한다.​

​팸라이프가족연구소에서는 커플의 정신분석을 기반으로 커플상담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커플관계에 갈등, 보다 나은 삶, 해결을 원하시는 분은 언제든지 상담을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전화번호(02) 525-9229.​- 참고문헌-변화순, 가족정책으로 바라본 남자 여자 이야기, 교육과학사, 2010.에릭 스마자, 커플과 커플의 역사, 임말희 편역, 도서출판 눈.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