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유전자] : 불륜에 대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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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은 많은 예술가들의 소재가 되고 있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한 남자의 아내이며 아들의 엄마인 안나는 젊은 장교 브론스키를 기차역에서 보고 첫눈에 반한다. 둘은 위험한 사랑을 하지만 결국 시들어버린 사랑은 파국을 맞고 만다. 멀리 소설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TV의 연예인들도 불륜으로 인해 헤어지고, 주위 누구도 그것때문에 큰 소동이 있었다는 소문도 종종 전해듣는다. 사랑의 유효기간은 그렇게 짧은 것인가? 우리는 한 사람만 사랑하며 살 수 없을까?​실제 불륜에 대한 데이터를 보면 놀랄 정도이다. 2012년 일본의 조사에서 ‘최근 1년간 정해진 교제 상대 이외의 사람과 성적 접촉을 가진 사람’을 묻는 질문에서 무려 남성은 64.3%, 여성은 29.1%가 그렇다고 대답했고, 남성의 경우 기혼자는 57.1%가 성적 접촉을 가졌다고 답했다. 그러면 일부일처제가 당연한 제도인것일까? 일부일처제는 사회문화적 산물로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과거 부부관계는 후손을 위한 계약에 가까워 일부다처가 권장되었고, 현재 이슬람 문화권은 일부다처, 브라질 과야키족, 인도의 라다크족 등은 일처다부의 사회이다. 일부일처제가 보편적인 제도라고 할 수 없고 이제 불법이 아니게 되었음에도 우리는 불륜을 비윤리적이라는 이유로 맹비난을 퍼붓는다. 하지만 그 속내는 ‘남몰래, 남보다 좋은 경험’을 하는건 용납할 수 없다는 질투의 감정 때문이라고 한다. 생활비와 양육비의 부담없이 연애만 하고 즐기는 것에 대해 무임승차자라 판단하고 이러한 질투로 이런 무임승차자를 제재하는 것이다. ​이렇게 불륜에 대해 비난을 퍼부음에도 외도나 불륜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는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AVPR1A라는 유전자의 길고 짧음에 따라 불륜형과 정숙형으로 나뉠수 있는데 이 유전자 차이의 비율은 거의 반반이므로 본래 일부일처제와 맞지 않는 성향의 사람이 절반가량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불륜은 유전자에 의한 영향만으로 볼 수는 없는데, 후천적 요인으로 어린 시절의 애착 유형에 따라 회피형, 안정형, 불안형으로 나눌 수 있다. 회피형의 사람은 가벼운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어 난교로 치닫게 되며, 불안형의 사람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섹스를 하는데, 현재 파트너에게 거절당했다고 느꼈을때 애정을 줄 것 같은 상대가 나타나면 그쪽으로 마음이 쏠린다고 한다. ​불륜이 단순히 그 사람의 윤리문제만이 아니라 유전자와 호르몬, 그리고 환경에 의해 형성된 성향의 문제라면 불륜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것이다. 우리가 불륜을 생활비와 양육에 대한 무임승차로 비난을 하는거라면 그에 대한 고민을 줄이면 불륜을 도덕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도 줄어들지 않을까? 실제 프랑스에서는 남녀모두 육아휴가를 쓸수 있도록 하고 임신 출산의 모든 의료비를 국가에서 지원한다. 그리고모든 아이가 3세가 되면 보육시설에 입학할 수 있게 했다. 이러한 노력들로 혼외자녀에 대한 차별이 없어졌고, 출산율이 높아져 현재 신생아의 50% 정도가 혼외자녀이다. 이는 영국과 북유렵 국가도 비슷한 수치이다. ​저자는 불륜 유전자는 앞으로도 일정비율로 계속될 것이고, 이를 박멸할 수 없기에 불륜을 과도하게 ‘악’이라고 공격하거나 ‘부부는 이래야 한다’고 규정지을 필요도 없다고 한다. 대신 어떻게 불륜과 공존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이것이 내 상황이 된다면 나는 상대방을 용서할 수 있을 정도의 아량은 없겠지만, 사람의 유전자와 환경에 따라 성향이 달라질 수 있는 것에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불륜 유전자이든 정숙한 유전자이든 비슷한 사람을 만나야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고 더욱 행복할 수 있을것이란 생각이 든다.​​​